인생/영화와 드라마

패왕별희에 대해

TTOLBE 2022. 4. 14. 14:40

내가 가장 사랑하는 영화를 뽑으라면 나는 주저 없이 패왕별희를 말할 것이다. 그만큼 내게는 인상 깊은 영화였다. 

무엇이 내가 이 영화를 그리도 사랑하게 만들었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음악도, 영상미도, 스토리도, 캐릭터도 모든 것이 너무나도 아름답고 슬프다. 감독은 젊어서 문화대혁명을 겪었다고 하는데 그런 감독의 경험이 영화에 더욱 생동감을 주지 않았을까 싶다. 

 

영화에 대한 생각을 흐름대로 적어볼까 한다.(스포일러가 있다.)

 

가장 인상깊은 장면을 뽑으라면 당연히 데이가 절규하는 장면이다. 데이는 굉장히 감정적이고 이기적인 캐릭터라고 할 수 있지만 이 영화를 보고 누가 감히 그를 미워하겠는가. 

 

좋았던 점은 영화가 단순히 문화대혁명 이전의 경극 문화를 좋게만 포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데이와 샬루는 결국 성공한 경극 배우가 되지만 그 뒤에는 수많은 비인간적 학대가 있었다.

 

또한 곱씹어볼 포인트는 이 영화가 당대 여성의 삶에 대해 얘기한다는 점이었다. 주샨은 주도적인 여성을 표현하고, 데이는 수동적인 여성을 표현한다고 느꼈다. 데이는 남성으로 태어났고, 남성의 정체성을 지니고 있었지만 그의 남성의 정체성은 경극을 배우는 과정에서 철저히 무시당하고 여성이 되기를 강요당한다. 영화의 결말에서 데이가 자살한 이유는 이와 어느정도 연관이 있지 않은가 싶다. 마지막에 샬루는 데이의 가사를 지적하며 그의 남자됨을 부정하였고, 데이는 마지막으로 그가 생각하기에 가장 여자다운 행동인 죽음을 선택한다. 

 

패왕별희 소설이 있다는데 너무 옛날 책이라서 구할 수 없어서 슬펐다. 소설에는 데이가 잡혀간 뒤의 이야기도 있다는데 꼭 읽어보고 싶다.

 

앞으로도 종종 패왕별희에 대한 생각이 들면 추가로 적어야겠다.